곱창김부터 김부각·돌자반볶음까지…산지·저장·가공 잇는 수산식품 산업 현장 방문
[애드쇼파르] 해외동포언론사협회 소속 언론인들이 2026년 10월 23일 해남군수협 수산식품가공사업단을 방문해 한국 김의 생산·가공 체계와 해외시장 대응 역량을 살펴보았다. 제8회 국제포럼과 연계한 이번 현장 취재에는 세계 22개국 28개 도시에서 활동하는 해외동포 언론사 발행인들이 참여해 지역 수산물이 세계인의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산업 기반을 확인했다.
한국 김은 밥반찬을 넘어 간편하게 즐기는 간식과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는 식재료로 소비 영역을 넓히고 있다. 구운 김과 조미김, 김밥김, 김스낵 등으로 제품이 다양해지면서 한국 음식에 익숙하지 않은 소비자들도 접근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 이번 방문은 이러한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는 산지의 원료 확보 능력과 저장시설, 가공 기술을 직접 살펴보는 자리였다.

김 수출 11억 달러 시대, 경쟁력은 가공과 공급망에
제공된 해양수산부 자료에 따르면 한국 김은 세계 마른김 시장의 70% 이상을 차지한다. 수출 대상국도 2010년 64개국에서 2023년 122개국으로 늘어나며 북미와 유럽 등으로 소비 기반을 확대했다.
수출액은 2023년 약 7억 9,300만 달러에서 2024년 약 9억 9,700만 달러로 증가했으며, 2025년에는 약 11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른바 검은 반도체라는 별칭에는 한국 김이 수산식품 수출에서 차지하는 위상과 성장에 대한 기대가 담겨 있다.
그러나 수출 성과를 김 자체의 맛이나 한류에 대한 관심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바삭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를 유지하면서 해외 소비자의 식습관에 맞는 형태로 가공하고, 일정한 품질의 제품을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역량이 함께 필요하기 때문이다.
해외 소비자에게 김은 익숙한 반찬일 수도 있지만 처음 접하는 간식일 수도 있다. 같은 원료라도 제품의 크기와 포장, 조미 방식, 섭취 용도에 따라 접근할 수 있는 시장이 달라진다. 한국 김의 성장은 전통 식품을 다양한 소비 방식에 맞춰 상품화해 온 과정과 맞닿아 있다.
100년 수협의 기반 위에 가공시설 확충
1924년 창립한 해남군수협은 지역 수산업을 기반으로 가공사업을 확대해 왔다. 2018년 수산식품산업 거점단지 조성사업에 선정된 뒤 2022년 가공단지를 준공했으며, 군납용 전복과 김·자반 가공을 중심으로 사업 기반을 구축했다.
2024년에는 식탁김과 김부각 생산라인을 추가해 제품군을 넓혔다. 원료를 확보해 판매하는 데서 나아가 소비자가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완제품으로 가공하면서 지역 수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향이다.
산지와 가까운 가공시설은 원료 수급 상황을 파악하고 생산계획을 세우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여기에 약 1,130평 규모의 대형 냉동창고를 갖춰 원료 보관 능력도 확보하고 있다.
김은 원초의 품질과 수급 상황에 따라 완제품의 맛과 가격 경쟁력이 달라질 수 있다. 따라서 가공설비만큼이나 원료를 언제, 어떤 품질로 확보하고 보관하는지가 중요하다. 해남군수협의 산지 네트워크와 저장시설은 원료 확보에서 가공까지 이어지는 공급 체계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곱창김·도시락김·김부각, 소비 방식에 맞춘 제품 다변화
사업단은 곱창 재래돌김과 곱창식탁김을 비롯해 전장 형태의 조미·구이김, 김밥김, 도시락김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돌자반볶음과 김부각도 갖춰 김을 반찬뿐 아니라 간식 등으로 즐길 수 있도록 제품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러한 다변화는 같은 김을 여러 형태로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김밥을 만드는 소비자와 간편한 식사를 준비하는 가정, 바삭한 간식을 찾는 소비자의 수요를 각각 겨냥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해외시장에서도 소비자에게 익숙한 용도로 제품을 제안하는 일이 중요하다. 김을 처음 접하는 시장에는 간식 형태가 접근성을 높일 수 있고, 한국 음식에 대한 이해가 있는 시장에서는 김밥김이나 식탁김처럼 용도가 명확한 제품이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제품 개발과 시장별 판매 전략을 연결해야 하는 이유다.
사업단이 제시한 설비 기준 생산능력은 구이·조미김 하루 1,000속 이상, 김밥김 하루 1,500속 이상이다. 도시락김은 하루 5만 봉 이상, 식탁김은 1만 5,000봉 이상, 김부각은 1,000봉 이상 생산이 가능하다.
다만 이 수치는 설비의 생산능력을 나타내는 것으로 실제 생산량이나 판매 실적과는 구분해야 한다. 실제 가동 규모는 주문량과 생산 일정, 제품 구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해외 거래를 검토할 때도 최대 생산능력뿐 아니라 주문별 공급 가능 물량과 납기, 품질 유지 조건을 함께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해외시장 연결의 핵심은 품질과 현지 수요
이번 현장은 한국 식품을 수입·유통하는 해외 한인 기업에도 시사점을 제공한다. 산지에서 좋은 원료를 확보하는 것과 해외 매장에서 소비자의 선택을 받는 것은 서로 연결되지만 다른 과제다. 원료의 장점을 완제품의 품질로 유지하고, 현지 소비자가 이해할 수 있는 용도와 형태로 전달해야 한다.
따라서 거래를 검토하는 기업은 제품의 맛뿐 아니라 포장 단위, 보관 조건, 표시사항, 공급 가능 물량과 납기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 김밥용과 반찬용, 간식용을 구분하고 판매 채널에 맞춰 제품을 선택하는 접근도 필요하다. 품목을 많이 확보하는 것보다 현지 수요에 맞는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것이 우선이다.
해외동포 언론인들의 역할 역시 단순한 제품 소개에 머물지 않는다. 각국의 소비문화와 유통환경을 아는 언론인들은 한국의 생산 현장을 해외 독자에게 설명하고, 현지 시장에서 어떤 정보가 필요한지 전달하는 연결점이 될 수 있다. 다만 현장 방문 자체가 수출 계약이나 시장 진출 성과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실제 사업으로 이어지려면 별도의 상담과 조건 검토가 필요하다.
해남군수협 수산식품가공사업단 방문은 세계시장에 공급되는 김 한 장 뒤에 어업인의 생산 활동과 원료 보관, 가공설비, 제품 개발이 함께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한국 김의 지속적인 경쟁력은 수출 규모를 늘리는 데만 있지 않다. 좋은 원료를 확보하고 소비 목적에 맞게 가공하며, 약속한 품질과 일정으로 공급하는 산업 역량을 유지하는 데 있다.
해남의 바다와 가공 현장, 해외 소비시장을 잇는 연결이 촘촘해질수록 지역 수산물의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 이번 취재는 한국 김의 성과를 소개하는 동시에, 그 성과를 뒷받침하는 지역 수산업의 기반을 해외 한인사회에 전달하는 계기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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