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고구마 상품화부터 쌀 건조·도정·포장까지…생산 이후의 품질관리와 시장 확대 주목
[애드쇼파르] 해외동포언론사협회 제8회 국제포럼 참가 언론인들이 2026년 10월 24일 전남 해남 화산농협을 방문해 고구마가공센터와 미곡종합처리장 운영 현황을 살펴보았다. 참가자들은 지역 농산물이 선별과 저장, 가공, 포장을 거쳐 소비자에게 공급되는 과정을 확인하고, 가공식품 개발과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에 관한 설명을 들었다.
이번 방문에서 두 시설이 보여준 공통점은 농업의 경쟁력이 재배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고구마는 굽기와 냉동을 통해 간편식으로 상품화됐고, 벼는 건조·저장·도정·선별을 거쳐 일정한 품질의 쌀로 출하됐다. 원료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소비 목적에 맞는 상품으로 바꾸는 수확 후 관리가 현장의 핵심이었다.

설탕 없이 살린 단맛, 광파 오븐으로 구운 군고구마
고구마가공센터에서는 대표 제품인 ‘달콤한 군고구마’ 시식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별도의 설탕을 첨가하지 않았는데도 느껴지는 단맛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가공한 제품 형태에 관심을 보였다.
김윤태 화산농협 상무는 설탕과 화학첨가물,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고 고구마 본연의 맛을 살리는 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고구마를 찌는 방식이 아니라 광파 오븐으로 구워 풍미를 살린 뒤 냉동하는 공정을 적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생산 과정은 원료 세척과 손질, 선별에서 시작해 굽기와 예냉, 포장, 이물 검사, 급속 냉동으로 이어진다. 같은 고구마라도 원료 상태와 크기, 가공 조건에 따라 완제품의 품질이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선별부터 출하까지 연결된 관리가 중요하다.
오상진 화산농협 조합장은 해남 고구마의 생산환경과 원료 품질을 소개하며 가공에 적합한 고구마를 엄선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고 밝혔다. 지역에서 생산한 농산물을 원물로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소비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식품으로 개발해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방향이다.

연간 취급량 5,000톤…가공사업은 단계적 확장 추진
화산농협 자료에 따르면 고구마 연간 취급 물량은 약 5,000톤이다. 이는 원료 확보와 유통을 포함한 취급 규모로, 군고구마 완제품 생산량과는 구분된다.
화산농협은 2021년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융복합산업지구 조성사업에 선정돼 462㎡ 규모의 고구마가공센터를 구축했다. 센터에는 오븐과 포장설비, 이물 검사 장비, 급속 냉동실, 냉동 보관실 등이 갖춰져 있다.
현장 설명에서는 시설 조성 과정의 어려움도 소개됐다. 관계자는 사업 추진 결정 이후 코로나19로 진행이 지연됐으며, 그사이 물가가 올라 당초 구상보다 시설 규모를 줄여야 했다고 전했다. 현재의 생산 기반을 바탕으로 설비와 사업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야 하는 단계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는 가공시설 준공이 곧 사업 완성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설비를 갖춘 이후에도 제품별 수요를 확보하고, 가동률과 품질을 관리하며, 판매 경로를 넓히는 과정이 이어져야 한다.
‘달콤한 군고구마’는 쿠팡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온라인 유통망에서 판매되고 있다. 화산농협은 고구마 페이스트와 큐브형 제품, 말랭이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냉동 군고구마가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식에 초점을 맞춘다면, 페이스트와 큐브형 제품은 식재료로서의 활용 가능성을 넓힐 수 있다. 말랭이와 같은 건조형 제품은 냉동제품과 다른 보관·운송 조건을 바탕으로 유통 경로를 검토할 수 있다. 제품 다변화는 품목을 늘리는 데서 나아가 소비 용도와 판매시장을 구분하는 전략이기도 하다.
오상진 조합장은 다양한 가공식품 개발과 해외 수출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다만 해외시장 진출은 제품 개발뿐 아니라 현지 수요, 보관 조건, 운송비와 유통 경로를 함께 검토해야 하는 과제다.

하루 벼 150톤 건조, 5,900톤 저장하는 산지 거점
미곡종합처리장에서는 벼가 쌀로 바뀌어 출하되기까지의 공정을 살펴보았다. 고구마가공센터가 새로운 소비 형태를 만드는 시설이라면, 미곡종합처리장은 수확한 원료의 품질을 유지하고 균일한 상품으로 공급하는 기반이었다.
화산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은 부지면적 1만 4,020㎡, 건축면적 3,057㎡ 규모다. 시설 기준 하루 벼 건조능력은 150톤, 저장능력은 총 5,900톤이며 하루 가공능력은 40톤이다.
저장시설은 사각빈과 사일로, 평창고 등으로 구성돼 있다. 수확기에 집중되는 벼를 건조해 보관한 뒤 출하 일정과 시장 수요에 맞춰 가공하는 구조다. 원료 반입 시기와 소비자가 쌀을 구매하는 시기 사이의 간격을 저장과 가공으로 연결하는 셈이다.
포장설비는 3㎏ 소포장부터 500㎏ 대용량까지 대응한다. 같은 쌀이라도 가정용과 사업장용 등 수요처에 따라 필요한 규격이 다른 만큼, 포장 단위를 조정할 수 있는 능력도 상품 공급의 중요한 요소다.

이물 제거와 선별, 품질과 정밀설비를 함께 지킨다
쌀 가공은 원료에 섞인 돌과 볏짚 등 이물질을 제거하는 단계에서 시작된다. 이후 왕겨를 분리해 현미를 만들고, 제품에 따라 도정과 선별을 진행한 뒤 포장해 출하한다.
현장에서는 여러 단계에 걸친 이물 제거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돌과 같은 이물질을 앞단에서 충분히 제거해야 제품의 품질을 지키는 것은 물론 색채선별기 등 고가의 정밀설비도 보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선별 공정에서는 색상 차이와 불량립, 부서진 쌀 등을 구분한다. 화산농협은 진동선별 등을 통해 싸라기 혼입을 줄이고 완전미 비율 90% 이상을 확보하는 관리체계를 운영한다고 설명했다. 자동·반자동 포장설비는 선별된 쌀을 규격에 맞춰 상품화하는 역할을 맡는다.
화산농협은 2016년 농산물우수관리(GAP) 인증을 받은 이후 시설을 보완하고 품질·위생관리 체계를 강화해 왔다고 밝혔다. 작업장 출입과 개인위생, 이물질 혼입 방지, 품질 검사 등도 공정 관리에 포함된다.
이러한 관리의 목적은 단순히 처리량을 늘리는 데 있지 않다. 원료의 상태를 유지하고 완제품의 편차를 줄여 소비자가 반복 구매할 수 있는 품질을 확보하는 데 있다.

해남의 가공 현장이 전하는 농업 경쟁력의 조건
고구마가공센터와 미곡종합처리장은 서로 다른 제품을 다루지만, 좋은 원료를 시장이 원하는 형태로 공급한다는 공통된 역할을 맡고 있다. 고구마는 가공을 통해 소비 선택지를 넓히고, 쌀은 건조와 저장, 도정·선별을 통해 품질의 균일성을 높인다.
한인 식품 수입·유통기업이 이번 사례에서 살펴볼 부분도 여기에 있다. 제품의 맛이나 산지 명성만으로 거래를 판단하기보다 원료 수급, 가공 규격, 보관 조건, 포장 단위와 공급 가능 물량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냉동제품과 건조제품은 필요한 유통 기반이 다르므로 판매시장에 맞춘 별도의 검토가 필요하다.
미얀마 농산물 사업 관계자에게도 이번 현장은 생산 이후 단계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가공설비를 도입하는 것만으로 부가가치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안정적인 원료 확보와 설비 운영, 품질 검사, 저장·운송, 판매가 연결돼야 상품 경쟁력이 만들어진다.
해외동포 언론인들의 화산농협 방문은 해남 농산물의 맛과 생산량을 소개하는 데서 나아가 그 뒤에 있는 가공·유통 체계를 확인한 자리였다. 군고구마 한 봉지와 쌀 한 포대에는 농민의 재배 노력뿐 아니라 원료를 선별하고 보관하며 일정한 품질로 출하하는 현장의 관리가 담겨 있다. 지역 농업의 다음 경쟁력은 더 많이 생산하는 일과 함께, 생산한 농산물을 어떻게 상품으로 완성해 시장에 연결하느냐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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