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드쇼파르] 미국 워싱턴 D.C. 소재 법률사무소 Ferrari & Associates가 최근 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무기 거래상과 후원 사업가들, 그리고 관련 기업의 미국 제재 명단(SDN)에서 삭제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31일, 미국 재무부는 4명의 미얀마 기업인 Jonathan Myo Kyaw Thaung, Aung Hlaing Oo, Sit Taing Aung, Tin Latt Min, 한 명의 인도 국민 Deepak Subhash Jadhav, 이들과 연계된 기업들이 제재에서 해제되었다고 발표했다.
군부 연계 무기 거래상과 제재 해제
이 미얀마 기업인들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조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제재를 받았다.
이유는 이들이 미얀마 군부에 무기, 항공기, 기술 등을 제공하며 반민주적 군사 활동을 지원한 혐의 때문이었다.
미얀마 군부는 이 무기와 장비를 이용해 자국민을 탄압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Erich Ferrari, Ferrari & Associates의 창립자는 제재 해제 발표 직후 LinkedIn에서 “지난 19년간 OFAC SDN 제재 해제 사건을 다뤄왔지만, 이번처럼 세 건이 동시에 해제된 사례는 처음”이라며 소회를 밝혔다.
OFAC는 미국 재무부 산하의 외국자산통제국(Office of Foreign Assets Control)으로, 제재 행정을 관리하고 감독하는 기관이다.
SDN은 ‘특정 제재 대상자'(Specially Designated National)를 뜻하며, 이러한 명단에 오른 개인 또는 기업이 제재를 받게 된다.
Ferrari & Associates의 논란
Ferrari의 LinkedIn 프로필에 따르면 그는 미국의 무역 제재와 관련된 규정 준수 및 문제 해결 지원을 전문으로 하며, “OFAC SDN 지정 해제”를 주요 업무 영역으로 언급하고 있다.
워싱턴 기반의 미얀마 민주주의 옹호 단체들은 Ferrari가 수년간 미얀마 군부 연계 기업 및 인사들과 협력해왔다고 주장했다.
Ferrari의 클라이언트 중에는 미얀마 군부와 연계된 회사인 Shwe Byain Phyu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Shwe Byain Phyu는 석유, 보석 채굴, 통신, 벌목 등 여러 분야에 투자하고 있는 회사로, 미국이 제재한 군부 연계 사업가 Thein Win Zaw가 소유하고 있다.
Thein Win Zaw는 이번 제재 해제 대상 중 한 명인 Tin Latt Min의 남편으로, 그녀는 “군부와 밀접하게 연계된 다양한 회사를 소유”한 것으로 간주되어 2024년에 제재를 받았다.
이와 함께 제재 해제 대상자인 Jonathan Kyaw Thaung은 서방 제재를 우회해 미얀마 군부에 유럽산 항공기와 총기를 공급한 혐의로 The New York Times와 Justice for Myanmar에 의해 폭로된 바 있다.
Aung Hlaing Oo는 우크라이나와 세르비아 등 동유럽 국가들과의 무기 거래를 중개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Sit Taing Aung은 무기 공장의 자재를 공급하는 역할을 해 2022년에 제재를 받았다.
미국이 제재 해제한 이유는?
미국 정부는 이번 제재 해제 결정에 대한 분명한 해명을 내놓지 않은 상태다.
제재 해제 발표의 배경에 대한 초기 언론 보도에서는 민아웅흘라잉 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제재 완화를 요청했던 점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미국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 서한과 제재 해제 결정 사이의 연관성을 부인하며, “이번 결정은 이전 행정부에서 시작된 장기적인 절차의 결과”라고 밝혔다.
Reuters에 따르면 일부 미얀마 인사들이 Ferrari & Associates와 같은 회사의 도움으로 오랜 기간 동안 로비 활동을 벌여온 것으로 보인다.
외국 로비 회사와의 연계 역사
미얀마 군부는 과거에도 외국 로비 회사를 고용한 전력이 있다.
2021년 2월 쿠데타 이후 국제 사회의 비판이 커지자, 군부는 이스라엘 전 정보기관 요원이자 로비 회사 Dickens & Madson의 대표인 Ari Ben Menashe를 고용했다.
이들은 쿠데타가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전복한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쳤으며, 이 과정에서 CNN 및 Southeast Asia Globe를 초청했지만, 미얀마 내 실상을 반영한 보도로 로비 활동은 실패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