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Life] 양곤 롯데호텔 사파이어 볼룸에서 7월 27일 오후 5시부터 민주평화통일협의회 미얀마 지회에서 주최한 특별 강연회가 열렸다. 강연의 제목은 “청소년 정체성 유지 및 나라사랑 통일 강연회”였고, 강사는 개성공업지구 지원재단 김진향 이사장이었다. 김진향 이사장은 경북대 출신의 청치학 박사로 KAIST 미래전략대학원 연구교수, 통일외교안보 행정관, 청와대 NSC 전략기획실 행정관을 지낸 통일 관련 전문가이다.
강연에 앞서 주미얀마 이상화 한국대사는 인사말에서 UN에 근무하던 때에 만났던 개성공단 기업협회장의 “개성 공단 같은 것이 3개만 생겨서 활발하게 돌아간다면 통일이 멀지 않다”는 말을 기억했다. 그리고 김춘섭 민주평통 미얀마 지회장은 최근에 일어나고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일본의 경제 규제에 대해서 언급하며 이 강연이 정체성 확립에 중요한 시간이 되기를 당부하며 인사말을 전했다.
김진향 이사장은 강연의 성격과 주제에 대해서 먼저 얘기했다. “청소년의 정체성뿐만이 아니고 우리 모두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분단 정치사에 대한 역사를 알아보고 마지막으로 개성공단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그래서 제가 제목을 바꿔봤습니다. ‘행복한 평화, 너무 쉬운 통일’로…”
그것을 시작으로 그이의 강연은 분단교육과 통일교육의 부재를 꼬집었다.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0.6%만 알고 있다는, 통일부 홈피 통일정책에 들어가면 바로 알 수 있다는 ‘대한민국의 공식 통일방안’에 대해서 질문했다. 아무도 답하는 사람이 없었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우리 정부의 공식 통일방안으로 ’89.9월 노태우 정부 시기에 「한민족공동체통일방안」으로 처음 제시되어, ’94.8월 김영삼 정부가 「한민족공동체 건설을 위한 3단계 통일방안」(민족공동체 통일방안)으로 보완·발전되었습니다.
< 주요 내용 >
- 통일의 철학: 인간 중심의 자유민주주의
- 통일의 원칙: 자주, 평화, 민주
- 자주: 민족자결의 정신에 따라 남북 당사자간의 해결을 통해
- 평화: 무력에 의거하지 않고 대화와 협상에 의해
- 민주: 민주적 원칙에 입각한 절차와 방법으로
- 통일의 과정(3단계): 화해협력 → 남북연합 → 통일국가
화해협력
남북한이 서로의 실체를 인정하고 적대·대립관계를 공존·공영의 관계로 바꾸기 위한 다각적인 교류협력 추진
남북연합
남북간 체제의 차이와 이질성을 감안, 경제·사회공동체를 형성·발전시키는 남북연합을 과도체제로 설정(2체제, 2정부)① 남북정상회의(최고결정기구)② 남북각료회의(집행기구)③ 남북평의회(대의기구/100명 내외 남북 동수 대표)④ 공동사무처(지원기구/상주연락대표 파견)
통일국가
△남북평의회에서 통일헌법 초안 마련 ⇒ △민주적 방법과 절차를거쳐 통일헌법 확정·공포 ⇒ △통일헌법에 의한 민주적 총선거 실시 ⇒ △통일정부와 통일국회 구성(1체제 1정부)
- 통일국가 미래상 : 자유복지·인간존엄성이 구현되는 선진민주국가
그리고 또 그이는 남북이 합의한 통일방안이 과연 있다고 생각하는지 없다고 생각하는지를 다시 물었다. 그것은 이미 존재하는데 2000년 6월 15일에 대한민국 김대중 대통령과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합의한 6.15 남북 공동선언이며, 그 정신에 입각하여 오늘까지 대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이 공동선언에 나오는 두 번째 항인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을 위한 남측의 연합제안과 북측의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이 서로 공통성이 있다고 인정하고, 앞으로 이 방향에서 통일을 지향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에 나오는 ‘낮은 단계의 연방제안’에 대해서 설명했다. 우리가 제시한 연합제안은 2 체제, 2 정부이고, 북한의 연방제안은 1국1체제여서 전혀 다르므로 이를 완곡하게 표현하기 위해 ‘낮은 단계의 연방제’란 말을 도출해냈다고 하며 일부에서 제기하는 북한의 연방제와 동일하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그리고 그이는 최근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대한민국은 역사상 최고의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과 일본보다도 두 계단이나 높다고 하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에 대해서 ‘안보 실종에 따른 경제 몰락’이라는 줄기찬 야당의 주장에 대해서 에둘러 비판했다.
지난 6월 30일에 있었던 남북미의 극적 회동을 설명하면서는 투 트랙으로 초점을 맞추었다. 하나는 한반도의 평화 질서를 나타내는 상징적인 회동이라며 역대 모든 미국 대통령들은 판문점을 넘어가지도 못했고 근처의 미군 캠프에까지만 가는 데에도 군복을 입고 방탄유리를 겹겹이 싸고 들어갔는데 이번에 트럼트 대통령은 정장차림에 방탄유리 하나도 없이 김정은 위원장을 만났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그 다음날에 발표한 일본 수상 아베의 대한 무역규제에 대한 견해였다. 이는 역사적인 배경을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우리의 분단을 공작정치로 획책했고, 일제시대에 우리 국민들에게 저질렀던 만행을 합방을 원했던 나라의 국민은 자국민이므로 강제동원이나 위안부 논의 자체를 거부하는 어불성설의 논리로 전면 부정하는 일본 우익의 실체를 알아야 한다고 했다.
바로 한반도 분단에 대해서 우리는 전혀 배우지 못한 역사적 사실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1945년 2월에 독일의 얄타에서 열린 전승국 회의에서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은 전범국인 독일을 4등분으로 나눠서 분할 통치하는 것으로 결정을 했다. 이 결정을 들은 같은 전범국 처지인 일본은 바로 위기감을 느꼈다. 그래서 그해 8월 초에 소련의 스탈린을 찾아가서 우리가 곧 항복을 선언하고 한국에서 철수하게 되는데 그 전에 안내를 할 테니 한국으로 진주하라고 꼬드겨서 소련은 바로 북한을 일주일만에 무혈 점령했다. 그러기 전에 일본은 소련이 두만강, 압록강을 넘자 바로 또 미국을 찾아가서 소련이 북한에 진주했다고 알리며 그 자리에서 미국이 38선을 긋도록 만들어 버렸다는 것이다. 이같은 엄청난 일본의 패륜적인 공작 정치에 의해서 자국의 분단을 막고 대신 우리나라를 분단하도록 만들었다는 놀라운 사실을 들려줬다.
그 이후의 과정에 대해서 말하는 그이의 설명은 더욱 놀라웠다.
당시의 독립운동가들은 모두 분단을 반대했다. 당시에 이미 “분단된 동포간의 하나됨을 위한 노력은 이 시대의 새로운 독립운동이다”고 김구 선생께서 말씀하셨다. 그리고 김구, 여운형, 김규식 등 민족지도자들은 하나같이 일제의 주구들에 의해서 암살되었다. 일제의 주구가 다시 분단시대의 주류로 등장했던 것이다.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 조마리아님께서 아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항소를 하는 것은 일제에 목숨을 구걸하는 것이다.”라며 아들에게 실질적으로 죽을 것을 간청한다. 또 윤봉길 의사의 폭탄 투척으로 동아시아에 역학적 구도가 어떻게 변하게 되었고, 중국의 역사를 어떻게 바꿨는지 우리는 모른다. 그 시대의 역사를 배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일본이 한국에 대한 식민사관을 만들 때에 함께 참여했던 을사늑약의 주역인 이완용의 조카 이병도 같은 친일학자들이 해방된 후에 서울대학교 국사학과를 만들고 그 손자들이 서울대학교 총장이 되고 하는 것들과 무관하지 않다고 탄식했다. 내 할아버지, 내 아버지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36년 식민지 시절의 역사를 배워야 한다고 열변을 토했다.
완전 통일을 생각하면 전쟁을 생각한다. 그러나 통일은 평화다. 통일에 찬성이나 반대냐 라고 묻는다면 희생을 생각해서 반대라고 답을 할 것이다. 그러나 평화를 반대하냐고 물어보면 그걸 반대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한다. 기본정신이 중요하다고 한다. 남과 북이 오랫동안 서로 떨어져서 따로 살아왔으므로 서로 각자를 인정하고, 다름을 인정하고 상호 존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개념은 일찌기 1970년에 박정희 대통령이 7.4 남북공동선언에서 처음으로 만들어서 제창한 것이라고 알려줬다.
개성공업지구 지원재단 이사장이니만큼 마지막은 개성공단에 얽힌 숨어있는 사례를 들려주었다.
개성공업지구는 서울에서 도로로 60킬로미터밖에 안된다고 한다. 현재 있는 공단은 1단계로 1백만평인데 최초 합의는 모두 2천만평이고 나중에는 4천만평까지 하도록 되어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부지가 북한군의 서부전선 최정예 부대가 있던 곳인데 개성공단을 조성하려고 군대를 뒤로 10킬로미터나 물려서 조성한 역사적인 땅이라고 한다.
그리고 남한의 기술과 자본, 북한의 토지와 인력이 협력해서 만들어진 개성공단의 장점에 대해서 설명했다.
먼저 싼 땅값이라고 했다. 우리는 입주 기업들에게 평당 15만원씩 비용을 받았는데 북측에서는 처음에는 땅값을 아예 받지 않겠다고 했다고 한다. 6.15공동선언에 의해서 특혜적 조치로 만든 부지이므로 받지 않는다고… 그러나 우리가 안된다고 우겨서 모든 것을 다 통털어서 1제곱미터 당 1달러로 명목상으로만 받았다고 한다. 원으로 따지면 놀랍게도 평당 3만5천원쯤 된다.
그리고 임금도 2004년에 처음 시작할 때에 우리가 한달에 80달러를 제시했는데 되레 거꾸로 북한에서 50달러를 원했다고 한다. 그것도 임금 인상 상한선을 5%로 하고, 게다가 3년 동안은 기업들이 정착할 시기라고 하면서 임금을 자발적으로 동결했다는 놀라운 얘기였다.
2016년 6월에 나왔으니 2015년 말 통계를 보면 당시 기본임금은 월 73달러였고, 야근, 특근, 연장근무 수당, 간식비까지 모두 합해서 한달에 한 명의 근로자에게 들어간 돈이 167달러였다고 하니 원화로는 18만원밖에 안된다. 이는 동남아 근로자 한 명의 월급으로 개성공단의 우수한 인력을 예닐곱명을 쓸 수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인력의 질에 대한 설명은 재밌었다.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 사람들이 세계에서 일 등으로 꼽히는게 세 가지 있는데, 첫번째는 IQ의 평균 수치가 105로 압도적으로 1위이고, 두번째는 일하는 노동시간이 압도적으로 길어서 1등이고, 세번째는 잠자는 시간이 제일 짧아서 일 등이라고 한다. 잘 먹고 잘 노는 것이다. 이런 특징이 북한 사람도 똑같으니 말 할 것도 없이 양질의 노동력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 사람들은 직업을 국가가 마련해준 임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직률 마저도 0%라고 한다. 그래서 최근에 통계를 내봤더니 개성공단이 재개된다면 기존에 있던 기업은 하나도 빼지 않고 죄다 다시 들어간다고 하더란다.
이런 천혜의 조건으로 제조업을 할 수 있는 곳은 그곳 개성공단 빼고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 그래서 그이는 우리가 개성공단에서 우리 ‘통일의 미래’를 보았다고까지 얘기했다.
그이의 강연은 말이 너무 빨라서 알아듣기 힘든 부분도 있었지만 놀라운 역사 이야기와 개성공단에 얽힌 숨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너무 소중한 기회였다. 이번에는 시간이 많이 한정되어 있어서 본인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다 풀어놓지 못한 표정이 역력했다. 더 좋은 기회에 다시 강연을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할 정도였다. 미얀마 민주평통지회에 감사한다.